강아지가 장애물 앞에서 멈춰 서거나 다른 방향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보호자가 반려견의 소극적인 행동을 두고 겁이 많거나 훈련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고민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려견이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는 속도를 존중하고,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도록 돕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강사모) 대표이자 국제반려동물교육문화원 원장인 최경선 박사가 최근 유튜브 채널 '강사모TV'를 통해 초보 보호자들을 위한 '반려견 어질리티 4단계 놀이 교육'을 공개했다. 이번 교육 영상은 반려견이 장애물을 빠르게 통과하거나 높은 곳을 뛰어넘도록 만드는 기술 중심의 훈련에서 벗어나, 반려견의 자발적인 참여와 안전, 보호자와의 신뢰 형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애물 앞에서 멈춘 강아지…“더 강한 명령이 정답은 아니다”. 어질리티는 반려견이 보호자의 안내에 따라 허들, 터널 등 다양한 장애물을 통과하는 활동이다. 신체 활동과 보호자와의 협력을 경험할 수 있지만, 처음 장애물을 접하는 반려견에게는 낯선 환경과 장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장애물 앞에서 멈추거나 회피하는 행동을 단순한 불복종으로 판단해 억지로 통과시키려는 시도는 주의가 필요하다.
최 박사는 이번 영상에서 장애물 앞에서 주저하는 반려견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명령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이 낯선 물체를 충분히 살펴보고, 편안한 거리에서 접근하며, 스스로 선택한 행동에 대해 칭찬과 보상을 받는 경험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반려견의 행동을 보호자의 기준에 맞춰 일방적으로 바꾸려 하기보다 개별적인 학습 속도와 정서적 상태를 고려하는 교육 방식이다.
최 박사가 제안한 교육 과정은 초보 보호자도 일상에서 시도할 수 있도록 네 단계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보호자 따라오기'다. 반려견이 자신의 이름을 듣고 보호자를 바라보거나 한두 걸음 따라오는 행동부터 칭찬하고 보상한다. 이를 통해 보호자와 함께 움직이는 경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두 번째는 '장애물 바라보기'다. 처음부터 장애물을 넘도록 요구하지 않고 바닥에 놓인 막대를 바라보거나 가까이 다가가는 행동, 냄새를 맡으며 탐색하는 과정도 의미 있는 학습으로 인정한다. 세 번째는 '안전하게 통과하기'다. 높은 장애물을 뛰어넘기보다 바닥에 놓인 막대를 천천히 걸어서 넘는 연습부터 시작한다. 터널 역시 길이가 짧고 밝으며 출구가 잘 보이는 안전한 환경에서 접근하도록 안내한다. 네 번째는 '장애물 연결하기'다. 각각의 장애물에 충분히 익숙해졌다면 두 개의 장애물을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반려견이 멈추거나 부담을 느낀다면 다시 하나씩 연습하며 난이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최 박사는 보호자가 교육 단계를 빠르게 완성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반려견이 스스로 참여하고 성공하는 경험을 충분히 쌓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상에서 강조한 또 다른 핵심은 교육 시간과 반복 횟수를 획일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 박사는 영상에 등장하는 '5분 놀이'와 '두세 번의 성공'이 보호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일 뿐, 모든 반려견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교육 기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려견의 나이와 신체 상태, 이전 학습 경험, 환경에 대한 적응 정도에 따라 적절한 교육 시간과 난이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애물을 회피하거나 불편함을 보이는 경우에는 훈련을 무리하게 이어가지 말고 거리를 조절하거나 이전 단계로 돌아가도록 권했다. 훈련을 몇 분 동안 진행했는지, 얼마나 많은 장애물을 통과했는지보다 반려견이 편안하게 교육을 마무리했는지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최 박사는 어질리티 교육에서 반려견의 신체적 안전 역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줄을 강하게 당기거나 몸을 밀어 장애물을 통과시키는 방식은 피해야 하며, 미끄럽지 않은 바닥과 안전한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려견의 행동 변화도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장애물을 반복적으로 피하거나 불편한 반응을 보일 경우 훈련 강도를 낮추고, 통증이나 절뚝거림이 의심된다면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영상에서는 어질리티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상 관련 연구도 소개됐다. 다만 최 박사는 해당 연구의 부상 보고 비율이 특정 설문 연구에 참여한 개들을 대상으로 보호자가 보고한 결과라는 점을 설명하며, 이를 모든 반려견의 부상 발생 확률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은 수의사가 아닌 반려견 행동교육 전문가로서 일반적인 교육 정보를 제공하며, 신체적 이상이 의심될 경우 수의사의 진료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이번 교육 영상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어질리티 기술 습득에 머무르지 않는다. 반려견이 장애물을 성공적으로 뛰어넘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보호자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가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사모는 '강아지는 물건이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반려견을 보호자의 요구에 따라 일방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생명으로 바라보는 반려문화를 강조해 왔다.
이번 어질리티 교육 역시 이러한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장애물을 바라보는 행동, 조심스럽게 다가가 냄새를 맡는 행동, 보호자와 함께 한 걸음 움직이는 경험까지 반려견 교육의 의미 있는 과정으로 인정한다. 보호자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 반려견이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스스로 배우도록 지원하는 것이 교육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강사모는 공식 유튜브 채널 '강사모TV'와 네이버 공식카페 등을 통해 반려견 행동교육, 생활관리, 동물복지, 책임 있는 반려생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보호자가 일상생활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을 소개하고, 반려견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 영상에서도 최 박사는 보호자들에게 자신의 반려견이 장애물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돌아보고, 작은 성공 경험을 서로 나눠 달라고 제안했다. 장애물을 바라보기만 했더라도, 조심스럽게 다가가 냄새를 맡았더라도 그것이 새로운 배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려견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훈련의 성과뿐 아니라 교육 과정에서의 동물복지와 생명 존중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최 박사가 이번 영상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반려견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조건적인 복종이나 빠른 성과를 요구하는 과정이 아니라, 보호자와 반려견이 서로 이해하고 신뢰를 쌓으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강아지는 물건이 아닙니다. 함께 살아가고,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생명입니다.” 강사모가 지향하는 '삶이 교육이 되고, 교육이 삶이 된다'는 철학이 반려견 교육의 현장에서 실천돼야 할 가치로 제시되고 있다.


강사모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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